성경공부의 방향과 내용과 수준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동일한 내용의 성경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교회가 성경공부의 방향을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몇 년 전에 어떤 집사님께서 “가정 세미나”에 참석하여 아이를 양육시키는 원리와 방법, 행복한 부부가 되는 원리와 방법을 매 토요일마다 배우게 되었던 일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가정파괴 세미나”가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주부가 몇 시간씩 집 밖에서 공부하는 동안 기다리던 집안 식구들은 화가 나 있곤 했고 그나마 하루뿐인 휴일에 처리해야 할 집안일들이 밀려서 엉망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요즈음 성경 공부는 개개인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아빠 엄마를 따로 따로 불러내어 성경공부를 시켜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빠와 엄마가 성경공부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고아처럼 다른 사람들이 돌보아 주든지 아니면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지 하게 됩니다. 부부를 돕겠다고 하는 성경공부가 부부를 분리시키고, 가정을 돕겠다고 하는 성경공부가 가족들을 뿔뿔이 흩어놓기 때문에 실제로는 가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성경 공부도 온 가족이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부가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더 순수한 목적으로 성경공부를 하도록 인도해 줄 책임이 교회에게 있습니다. 혹시라도 구걸하듯이 성경공부 좀 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은 하나님 말씀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없어야 합니다. 또는 혹시라도 보상을 내걸고 해서도 안 됩니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교회들이 성경공부 코스를 끝내는 사람에 한하여 일을 맡기거나 직분을 주어 왔습니다. 잘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실시되다 보니 요즈음은 성경공부를 통하여 말씀을 깨닫고 감사함과 겸손함과 충성스런 자세로 직분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직분을 보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직분을 받기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성경공부 코스들을 순서에 따라 밟아 나가는 사람들도 생겨난 것입니다. 이런 경우 성경 공부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는 지식을 쌓을 수 있겠지만, 아는 것이 많아지면서 도리어, 신실한 성도들의 겉모양만 흉내 내어 자신들을 드려내려고 했던 아나냐와 삽비라처럼, 마음 밭, 즉 심령이 망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나가는데 꼭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을 통해서도 일하실 수 있고, 진실한 소수를 통해서 엄청난 일도 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얼마 안 되는 소수의 교인들만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더라도 성경공부는 진심으로 원하는 심령이 갖추어진 사람, 즉 하나님의 역사로 인하여 말씀을 받아드릴 준비가 된 사람에게 제공하는 편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성경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많은 사람이 물론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되지만,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순수성만큼은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성경공부의 주제들을 좀 더 다양하게 넓혀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성경공부는 너무나 중요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배워주지만 또한 꽤 한정된 주제들만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주기에는 너무 내용이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으로는 성경공부의 단계별 수준이 높아진다 해도 주제가 다양해지기보다는 같은 주제들을 좀더 신학적인 면에서 조명해보는 방향으로 성경공부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높은 단계의 성경공부를 해도 배우는 주제는 똑 같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부모님들로 하여금 아이들을 양육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지 않으면 안 될 뿐더러, 성경에 근거된 확실한 해답을 주어야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아이들의 질문은 온 세상천지의 온갖 현상들에 대하여 생각나는 대로 묻기 때문에 상당히 넓은 성경적 식견이 필요한 것입니다. 교회는 공부를 위한 성경공부보다는 실질적인 삶에 필요한 다양한 성서적 방향과 성서적 방법과 성서적 이유들을 성경공부를 통하여 체계적으로 제공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양보다는 질에 더 중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요즈음의 성경공부는 정말 제대로 하려면 꽤 시간이 걸립니다. 왜냐하면 숙제의 양이 많기 때문입니다. 성경공부의 내용은 항상 비슷하게 기본적인 것들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면서 숙제는 얼마나 많이 주어지는지 이 성경 구절과 저 성경 구절들을 베껴 쓰는데 만도 시간이 무척 많이 필요합니다. 거기다가 성경 구절들을 암송하고 느낀 점을 발표하고… 도저히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여유조차도 없을 정도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왕 성경공부를 그 정도로 힘들여 할 것이면 신앙적인 개념들을 확실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해 줄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자녀들이 “예수 믿는다는 뜻이 무엇 이예요?”라고 물어올 때, 부모님이 해답을 줄 수가 있어야 하는데 최고 높은 단계의 성경공부를 이수한 분들도 뭐라고 말해 주어야 할지 몰라서 “알긴 아는데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변명하는 경우를 우리는 얼마든지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성경공부의 문제점은 “새 신자 성경공부”에서 의문을 가졌던 문제가 최고 수준의 성경공부를 끝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는데 있습니다. 성경공부의 양보다는 왜 교회에 나가야 하는지, 왜 찬송을 부르라고 하시는지, 왜 하나님께 영광 돌리라고 하시는지, 아담의 죄가 우리에게까지 내려온다는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은 선악과를 왜 만들어 놓으셨는지 … 등등 아이들이 끊임없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에 대하여 넉넉히 해답을 줄 수 있는 부모님이 될 수 있도록 질적으로 수준을 높인 성경공부로 부모님들을 반드시 도와주어야 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세  운  돌   2/17/2005 _________________

"네 선조의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잠 22:28)

Remove not the ancient landmark, which thy fathers have 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