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홍덕 목사 -
사랑의 징검다리
이벤트성 삶의 피곤함
김홍덕 목사 (조이장애선교센터)
우리 민족의 근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전체적인 삶의 흐름을 보면 이벤트성 삶이 아직도 몸에 진하게 배어 있는 것 같다. 88올림픽 때 온 국민은 "전 세계에 보여주자"라는 국민적 공감대 하에 정말 멋진 한국과 한국민의 감성을 보여주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더욱 진한 감동을 전 세계에 전했다.
"대~한민국"하고 외치며 새벽을 하얗게 지새운 한국민의 모습은 너무도 기이하고도 놀라운 것이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조차도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우승을 하고는 파티 한답시고 기껏 한다는 짓이 차에 불을 지르거나 술파티를 하며 고함을 지르는 게 고작인데 한국민의 그것은 이들에 비해 너무도 고상하고 거룩한 것이어서 신비감을 더해주었나 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그때 보여준 한국민의 정서가 평소 때의 그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세계가 바라보니 질서를 잘 지키자" "쓰레기를 줍자"고 구호를 외쳤더니
정말 놀랍게도 월드컵 때 그 많은 인파가모였던 자리에 쓰레기 한 장 없이 깨끗하게 청소가 되었다. 그 모습을 본 외국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경이적인 모습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간.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다시 무질서의 세계로 돌아오곤 하는게 한국적인 삶인 것이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국민적 이벤트가 생기면 또 다시 고상한 민족이 되는 참으로 요상한 백성이다. 아무튼 이벤트에 무척 강한 민족임엔 틀림없는 듯하다.
그러나 더욱 슬픈 것은 언제 어느 때나 삶의 방식이 똑같아야 할 크리스천에 있어서도 이런 이벤트성 삶에 물들어 있다는 점에서는 비신자들과 비교해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지금 연말에 각 교회들이 소위 '특새'라고 부르는 특별새벽기도회로 새벽을 깨우고 있다. 참으로 좋은 이벤트라고 생각하며 필자도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특새가 끝나면 언제나 똑같은 질문이 생긴다. 특새로 인해 무엇이 변했는가? 그렇게 온 동네가 떠들썩하게 새벽에 부산을 떨며 기도를 했는데 왜 사람들의 삶은 변화가 없을까?
"특별"자가 들어가지 않으면 이제는 별로 신통하게 생각지 않을 만큼 각종 특별 이벤트로 교회들의 1년 행사가 꽉 짜여있고 개개인의 삶에도 특별행사로 가득 차 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있는 일이나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특별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준비기간 내지는 특별행사를 위하여 좀 쉬고 느슨하게 힘을 비축하는
기간쯤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모두들에게 은근히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기도를 해도 특별기도를 해야 즉효가 있고 성경을 읽어도 한자리에 앉아 통독행사를 하여 1년 치를 다 읽어버려야 마음이 시원하고 선교는 여름 단기선교로 1년 치 선교활동을 메우고 구제는 연말 불우이웃헌금으로 마음을 달래는 신앙생활의 패턴이 정형화되어 있다. 이렇게 신앙의 연중스케줄을 맞추며 분주하게 살아가면서 자신도 일등신자로 생각하며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 더욱 더 안타깝다.
지루할 만큼 반복되는 인생에 지루하게 주님을 따르는 자가 가장 큰 믿음의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별한요구에 특별하게 반응하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점점 더 특별한 것을 바라게 되고 나머지 일상은 그저 은혜가 없는 삶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은혜의 약효가 떨어져 비신자처럼 살다가 다시 특효가 있는
특별은혜로 용서받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신자들에게 있어서 변화는 보이지 않고 현상유지만이라도 기적적인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벤트로 부족분을 메우는 식으로 살다보면 더 크고 호화스런 이벤트를 찾게 된다. 그러나 인생은 이벤트가 아니다. 인생은 삶이다. 삶은 이벤트로 유지되는 게 아니다. 삶은 자연스런 흐름이다. 이벤트로 막힌 데를 뚫거나 이벤트가 기공식에 필요한 웅변이 될 수는 있어도 이벤트로 공사를 진행할 수는 없는 이치와 같다. 무슨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지 기웃거리는 것보다 찬찬히 그러나 쉼 없이 갈 길을 가다보면 자신의 멋진 발자취를 남기게 되는 것이다. 이제 웬 만큼의 자극 가지고는 사람들의 관심조차 끌지 못하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더 큰 자극을 주는 이벤트를 찾느라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아무런 특별한 행사도 하지 않는 일상신앙캠페인을 벌임이 마땅할 것이로되 이것 또한 이벤트가 되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2/30/2006 퍼 옴 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잠 3:5)
Trust in the Lord with all your heart and lean not on your own understanding.

|